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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축구 역사 탐방(55)
부산-경남 미식축구협회의 발족

1980년 1월 25일 지금은 사라진 부산 남포동에 위치한 청탑그릴에는 제법 덩치가 큰 젊은 학생들이 좀 어색한 분위기 속에 한자리씩을 차지하고 있었다.
당시 부산에서 제일 고급 레스토랑으로 알려진 청탑그릴은 일반 학생들이 오기에는 좀 부담스러운 곳이었다.

그러나 이날은 부산 미식축구협회가 창립되는 날이라 동아대 부산대 해양대 그리고 부산산업대 주장들이 가칭 부산협회로부터 초청을 받아 참석한 것이다.
그들은 좀 서투른 솜씨로 나이프와 포크를 사용하여 양식요리를 맛있게 먹었지만 덩치들에게는 배가 차지 않았다고 당시 참석했던 초창기 어느 OB가 회고를 하고있다.
물론 주최자는 강성봉, 최현두, 이전제, 하웅봉 등 서울에서 미식축구를 하였고 졸업 후에는 낙향한 부산출신 미식축구인들 이었다.

바야흐로 부산에 미식축구를 보급하는 과정 중에 팀 창단 다음의 제 2단계인 협회 발족인 것이다.

지금은 사라진 부산의 명물 청탑그릴 광고

초대회장은 강성봉, 전무이사는 이전제, 최현두는 감사, 하웅봉은 이사

이날 강성봉 서울대 OB의 사회로 부산협회 창립총회가 열렸고 정관도 통과되었다.
그리고 초대회장으로 강성봉 서울대 OB가, 전무이사로는 이전제 서울대OB(당시 부산대 감독)이 선출되었다.
최현두 서울대 OB(당시 동아대 감독)는 감사에 하웅봉 성균관대 OB(당시 부산대 코치)는 이사로 선임되었다.
총회 결과는 당시 부산시 교육청에 보고 되었고 그해 3월 3일에 교육청으로 부터 등록이 승인되었다.
한국미식축구협회 부산지부로 등록된 것이다.

초대 부산협회 강성봉회장

초대 전무이사 이전제 서울대명예교수

낙향한 미식축구 OB들의 열정으로 한국 미식축구의 큰 방향을 잡아주다
출발부터 미식축구의 열정으로 뭉쳐진 부산협회는 이후로도 대단한 결집력을 보여주었다.
서울에서 내려온 부산 출신 OB들의 미식축구에 대한 열정과 당시 조남진 중앙협회장의 장비 50벌 기증, 70년대 서울대에서 구입했던 미7사단 장비 불하 등이 잘 어울어져 서울에만 국한되어 있던 미식축구가 부산으로 확산된 것이다.

이렇게 부산에 불어온 미식축구의 열풍은 몇년 후에 영남대 경북대 계명대 등의 창단을 촉발 시키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지금까지 전국 구도인 서울 부산 대구의 3대 축으로 운영이 되고있는데 당시 이 사건은 한국미식축구의 큰 획을 긋는 일이었다.

부산협회는 초대 강성봉회장 이후 2대 최현두회장은 작은 거인으로 불리우며 많은 부산 선수들에게 존경을 받았고, 3대 회장 거구 김한수(서울대 OB) 또한 묵묵히 협회를 이끌어 갔다. 그리고 다시 4대 회장에 최현두가 중임을 하면서 도합 16년간 지금의 부산협회 기반을 단단하게 다져 놓았다.

2대 고 최현두 부산협회장

3대 고 김한수 부산협회장

경성대 해양대 동아대 부산대 동의대를 키워온 부산협회
80년대에는 경성대하면 미식축구 잘하는 학교로 전국에 알려졌었던 시기가 있었다. 그 뒤를 이은 해양대학교 그리고 해양대OB들이 지원했던 바이킹스는 아직도 가장 강한 사회인팀의 하나로 군림하고 있다.
90년대 동아대의 전국제패, 2000년 대에 들어서 부산대 동의대 전국 챔피온 라이벌 시대, 그리고 사회인팀인 그리폰즈와 삼성불루스톰의 라이벌 전 등은 모두 초창기 선배들의 열정이 뭉쳐져서 일구어낸 산물이다.
어느 해에는 전국 대학 4강에 4팀 모두가 부산 출신 대학인 경우도 있었다.

협회 창설 6년만에 전국을 제패하는 부산 팀들 1986년 동계 부산일보 기사

여름철의 멋진 볼경기 초이볼은 고 최현두회장을 추모하는 볼 경기
한여름밤에 부산에서 열리는 초이볼이 있다. 2013년 9월에 타계한 고 최현두회장을 기리기 위한 볼 경기다.
미식축구에서 둘째라면 서러워할 고 최현두회장의 이름으로 열리는 볼경기는 그만 큼 의미가 있다.
또한 많은 미식축구인들이 초창기 맴버들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다는 말이기도하다.
그러나 언젠가 부터 이 대회도 열리지 않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창궐하고 있지만 그래도 언제면 열릴까 한번 기대해 본다.

한여름 밤의 축제 최현두 볼 2014년 7월 5일 부산대구장

참고 자료
1. Dragons 20년사: 경성대 미식축구부
2. 부산일보 1986년 1월 15일 보도기사
3. TD News: 2014년 7월 7일 보도 기사.
4. 개인 면담: 강성봉 초대 부산 협회장, 이전제 초대 부산협회 전무이사, 강인호 경성대 감독, 최현두 생전의 대화 중에서

5. Naver 청탑그릴 자료

글쓴이 경북대 미식추구부 감독 한길 박경규